loafing 2020. 9. 28. 08:38

 

부쩍 나빠진 걸 느낀다

 

이제 느낀 건 아니지만, 원래 좋지도 않았지만

 

 

뭐랄까, 어디가 특별히 아픈 건 아픈 거고, 그거 말고 그냥 일상생활에 필요한 몸 말이다

 

몇 개월 만에 이렇게 반토막 수준으로 몸이 기능을 못하게 되는 게 가능한가?

 

놀라울 정도로 체력도 소화능력도 해독능력도 현저히 떨어졌다

 

 

그러면 나는 고작 서너시간 동안 마신 맥주 두세잔에 습관적으로 정신을 흐트러뜨리지 않기 위해 에너지를 그쪽에 몰아준 사이, 몸이 버텨낼 에너지가 부족하여 맥주 몇잔에 몸을 허물어뜨려야 한다

 

기가 막힐 정도로 주말 내내 앓았다. 그러고 나니 이래저래 정신도 다시 좀먹힌다

 

 

아주 가꿈 마시게 됐기 때문일까. 몸에서 술을 원하지 않기 때문일까

 

 

맛있고 차가운 맥주로 목을 적시고 싶은 바람은 늘 설렘 중 하나였는데, 그게 영영 사라져 버린 것 같다

 

 

 

그러고 나서는 내내 마음이, 머리가 괴롭다. 왜 허물어뜨릴 만큼 마셨는지 자문하고 자문하면 정신은 멀쩡했기 때문인데, 다음날 깨어보면 모든 걸 수습하지 못하고 있는 몸만이 남는다

 

 

아마도 제대로 된 영양섭취가 안 되고 있는 게 이유 중 하나일 텐데, 나는 그 해결책을 쓸 수 없다

 

 

 

바람이 서늘해졌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아니란 걸 알기 때문에 못한다

 

 

 

'loaf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never let me go  (0) 2021.11.10
여름  (2) 2021.07.18
메가박스 버거킹  (0) 2020.09.21
wakanda forever  (0) 2020.08.29
  (0) 2020.07.31
Posted by orangepudd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