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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 공연 하루 전

heart &soul 2019. 12. 7. 14:32

 

 

최근 세트리스트를 중심으로 살펴봤는데, 조금씩 바뀌는 내용은 정리하면 이런 것 같다:

 

오프닝 sunday bloody sunday

2. i will follow / gloria  중 하나

3~5. new year's day, bad, pride

6번부터 joshua tree 앨범 곡순서까지 그대로 전부

본공연 마지막 곡 angel of harlem / desire 중 하나

 

ancore는

 

1~3. elevation, vertigo, even better than the real thing

4. every breaking wave / you're the best thing about me 중 하나

5~6. beautiful day, ultraviolet

7번이 stuck in a moment  you can't get out of / love is bigger than anything in its way 중 하나

그리고 라스트는 one

 

 

 

 

사실 무슨 곡을 듣던 좋겠지만 시대의 명곡이 너무 많아서 놓치면 안타까울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은 노래들이 있다는 거고

 

 

내가 갔던 첫번째 공연이 innocence+experience 투어였고 그때 여행 중이었던지라 한달 넘게 그 앨범을 죽도록 들어서, 공연에서 모두 봤지만 그래도 every breaking wave를 듣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리고는 stuck in a moment인데, 정말 좋아하는 노래고 듣기 어려울 것 같아서다

 

 

u2를 좋아하게 만든 시기의 노래들이 있다. 나는 처음부터 u2를 좋아하진 않았는데, 내가 산 첫 번째 u2 앨범이 zoorapa 였고 그렇게 좋아지지 않았다. 이후 joshua tree를 사서 들었는데 (당연하게도) 훨씬 좋았지만, 훌륭한 음악을 하는 훌륭한 밴드라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그걸로 u2를 좋아하게 된 것은 아니었다. 여기까지가 미자 시절 얘기. 그래서 u2는 가장 먼저 컬렉션을 만들고 싶은 밴드는 아니었기에 그냥 멈춰 있었는데, 대학에 가서 생일선물로 under a blood red sky 앨범을 받아서 들었던 게 가장 중요했던 것 같다. 지금은 덜하지만 나는 라이브 앨범을 별로 사지 않는 록키드였기 때문에 선물이 아니었다면 스스로 사지는 않았을 앨범이다. 그때 new year's day와 sunday bloody sunday를 들었다. 내가 진짜로 u2의 품에 안기게 된 게 그 스무 살 무렵이다. 말하자면 저 두 곡이 나에겐 u2 입덕곡이라 지금도 제일 좋아하고, 특히 new year's day는 특별하다. 이게 첫번째 시기이고, (여러 옛 앨범을 사 듣고 베스트 앨범도 사 듣고 난 다음) 두 번째 시기는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 앨범이 나왔을 때다. 그 밀레니엄, 그 앨범은 내게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해 보였다. 가사를 적어가며 곡 하나하나를 즐겼다. 다 좋아하지만, stuck in a moment you can't get out of 를 특히 좋아했고 그래서 이번에 듣고 싶다. 그 이후로 그들의 데뷔 20주년이 지나가며 20년 기념 앨범들이 나왔고 여러 기획으로 두툼해진 디럭스 앨범들을 즐겼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세번째 시기는 역시 2015년 투어를 보러 갔을 때다. 굉장히 새삼스러운 말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밴드라서가 아니라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밴드라서가 아니라, 그 앨범은 여전히 곡 하나하나가 너무나 훌륭했고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이런 퀄리티의 앨범을 지속적으로 내는 게 가능한가? 라는 의문에 유일한 답을 할 수 있는 밴드에게 느끼는 경외감 때문에 다시금 반했다. 역시 모든 곡을 좋아하지만, 한두 곡만 꼽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들은 노래는 raised by wolves인 것 같다. 

 

 

u2의 공연을 보는 이유는 그들이 전설이고, 데뷔 이후 한번도 최고가 아닌 적이 없었고, 히트곡이 너무 많아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물론 이건 내가 그들의 공연을 봤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독일에서 그들의 공연을 보고, 왜 그들이 내한을 올 수 없는지 한번에 이해했다. u2의 공연은 u2밖에 할 수 없는 공연이다. 그냥 좋아하는 뮤지션의 라이브를 본다는 의미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이 당대 최고의 밴드의 공연은 공연관람 경험의 차원, 또는 공연기획 문화와 시스템, inspiration의 차원에서 얘기되어야 한다. 생전 처음 보는 상상력의 무대, 효과, 라이브 관람을 극대화시키는 여러 장치들- 엄청난 비용이 짐작되는 그 무대와 공연을 만들고 선도하는 게 u2라서 좋고 감동적이다. 오직 최고의 밴드만이 할 수 있는데(역량, 비용, 의지, 투어수익 등등), 과연 최고의 밴드가 하고 있어서 기쁘다는 말이다

 

공연을 보고 와서는 무대 쪽 일을 하는 친구에게 어떻게 해서든 u2의 공연을 꼭 봐야 한다고 몇 번이나 말했었는데, 이제 다른나라에 가지 않고도 그들을 볼 기회가 온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u2의 인기와 인지도, 매진되지 않는 상황 같은 것에 대해서는 말을 보태고 싶지 않다. 그냥 안타까울 뿐이다. 내 기준으로는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라는 문제이지만 어쨌든 그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정말 안타깝다. 이걸 비행기 값 안 들이고 숙박비 안 들이고 볼 수 있는데, 30년 이상씩 이 공연만을 기다려온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말이다

 

 

나는 u2의 대단한 팬이 아니다. 가장 좋아하는 밴드를 말할 때 그들을 말하지 않는다. 4년 전 쾰른에서 공연을 본 것도, 마침 여행 중에 투어 스케줄이 맞아서 갈 수 있었다. (독일은 여행계획에 없었기 때문에 굳이 찾아간 게 맞긴 하지만) 하지만 그들이 지난 40여년 간 최고의 뮤지션, 최고의 록밴드였고, 가장 훌륭한 음악을 끊임없이 들려주었다는 사실은 기쁘게 말할 수 있다. u2의 존재는, 인류에게 이미 선물이며 축복이다. 지난 시간들, 몇 십년에 걸쳐 흘렀고 앞으로도 지속될 그들의 음악에 감사하고, 분명히 감동적일 내일 공연에도 미리 감사드리고 싶다

 

 

정말 고마워요. 내 인생에 들어와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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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orangepu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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