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살 때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죽음이 기억나는 첫 번째 죽음이다. 내 기억은 거의 대부분 여섯 살에 시작되기 때문에 할아버지의 죽음도 기억이 난다. 교통사고였고, 어른들이 모여 있었고, 아버지가 이상한 옷을 입었었고, 관이 산으로 갈 때 나를 이모들이 맡아서 나는 산에 가지 않았다. 감정은 온통 낯섦 뿐이었다. 나를 보면 웃던 할아버지의 얼굴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그래도 나는 보채지 않았고 커다란 이벤트처럼 그 첫 장례식을 받아들였던 것 같다.

최근에 기억나는 죽음은 어느 아이돌그룹 멤버의 죽음이다. 나는 그 그룹도 그 멤버도 잘 알지 못하지만 언젠가 티비에서 그를 보았을 때 활짝 웃던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웃는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늦은 새벽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 그리고 가슴 아팠다. 너무 어리고 너무 푸른 죽음이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고 했다. 그 지난한 고통의 과정을 상상하게 했다. 되새기게 했다. 그의 팬들을 생각하면 또다시 슬퍼졌다. 

내 인생 첫 번째 죽음으로부터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났다. 그 시간 동안 내 안에 쌓인 셀 수 없이 많은 앎들이 상실과 고통에 대해 생각할 줄 알게 만들었다. 어쩌면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많이, 자주 생각했다. 여섯 살의 나와 지금의 나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니까 죽음을 받아들이는 일도 자연스럽게 달라진 것뿐이다.

 

 

 

 

 

 

Posted by orangepu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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