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늦은 저녁, 그는 텁텁한 입 안을 달래기 위해 진한 초콜렛 팝시클을 어머니의 냉장고에서 하나 꺼냈다. 냉장고에는 팝시클뿐 아니라 여러 종류의 떠먹는 아이스크림이 가득 들어 있었다. 그는 아래층으로 내려와 팝시클의 포장을 벗기고 한 입을 베어물려 했다. 그때, 잠자리에 들지 않기 위해 요리조리 핑곗거리를 찾고 있던 그의 네 살짜리 조카가 그의 옆으로 다가와 시야를 채웠다. "한 입 먹을래?" 그는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아이를 내려다보며 물었다. 호기심에 가득찬 눈동자가 반짝거리더니,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팝시클의 윗부분을 아이의 입가에 가져다대주었다. 아이는 앵두같은 작은 입을 벌려 차갑고 달콤한 초코 팝시클의 한 귀퉁이를 물었다. "차가워." 말하면서 아이는 배시시 웃었다. 그가 다른 귀퉁이를 베어물고 입안에서 녹여 먹고 있는데, 빛나는 눈동자가 다시 한번 그의 시야에 닿았다. "더 먹고 싶어?" 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다시 아이가 먹던 귀퉁이를 아이 입에 내주었다. 아이는 이전보다 더 크게 한 입을 물며 입가에 온통 녹은 초콜렛물을 묻혔다. 그는 입을 닦아주기에 적당한 때가 아님을 알았다. 이 팝시클은 곧 아이의 것이 될 테니까. 그는 미소 지으면서 녹아서 떨어지려는 부분을 한 입 먹고 난 뒤, 납작한 나무손잡이를 아이의 손에 쥐어주었다. 아직 초콜렛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어보지 못한 아이는 그 황홀하게 달콤한 맛을 입 안팎에 느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그는 자신 역시 이렇게 맛있는 초콜렛 아이스크림은 처음 먹어보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osted by orangepu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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