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안을 돌아다니다가 마네킹이 입고 있는 그것을 본 순간 이현은 그것을 사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현이 그 동안 찾아 헤맸던 디자인을 완벽하게 구현한 제품이었다. 이현은 끌리듯 매장에 들어가 다른 색상이 있는지 물었다. 블랙이면 딱일 텐데. 그러나 제품은 스킨톤과 마네킹이 입고 있는 새빨간 색, 단 두 가지만 출시 중이라고 했다. 스킨 색상의 제품을 보니 디자인이 제대로 살아나지 않았다. 과감한듯 디테일이 살아 있는 그 제품은 유색이어야 했다. 빨간색 브라는 가져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강렬한 레드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색상을 염두에 두고 디자인을 한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착용감 또한 최고였다. 어쩌면 지금 이 물건이 너무 마음에 들어 모든 게 좋게 느껴지는 현상일 수 있지만, 그만큼 마음에 드는 물건이라면 구입해야 맞다. 이현은 새 제품을 문의한 뒤 직원이 비닐에 싸여 있는 새 제품을 뜯어 팬티까지 그대로 착용하고 피팅룸을 나왔다. 옅은 색상의 이너 뒤로 속옷이 비쳐 보였다. 이제부터는 이 속옷에 걸맞는 옷을 찾아야 한다. 비슷한 붉은 톤의 짧은 드레스면 좋을 것 같다. 속옷 세트 값을 치루며 이현은 다음 쇼핑 계획을 머릿속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Posted by orangepud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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