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나이트클럽으로 되돌아간다. 목걸이는 포기상태로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갑이나 폰은 확인을 해봐야 한다. 물론 세 가지 종류의 물건 모두 누군가의 손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

클럽에 다시 들어간 나는 내 발자취를 더듬는다. 먼저 관계자에게 분실된 물건을 보관하고 있는지 묻는다. 거기서 발견하면 다행이고, 아니면 내 동선을 쭉 훑어간다. 남아있을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바닥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내가 앉았던 자리, 화장실, 플로어 모두 살펴본다. 내 것이 아니더라도 반짝이는 무언가가 눈에 띌 것 같다.

왠지 찾아낼 수 있을 것도 같다.

그게 아니라면 나는 낭패에 빠진다. 카드회사에 분실신고를 한다. (지갑을 잃어버렸다면 폰은 가지고 있다는 전제 하에) 관계자에게 내가 잃어버린 물건을 상기시키고 이후에 발견하게 되면 잘 보관해달라고 부탁한 뒤, 다시 클럽을 나와 집으로 향한다. 가족의 폰을 빌려 내 폰으로 전화를 건다. 훔칠 요량이 아니라면 누군가가 전화를 받는다. 상대는 돌려주겠다고 말한다. 그럼 나는 가족 폰을 손에 쥐고 또다시 클럽으로 향한다. 일이 잘 되면 폰을 곧 돌려받는다. 그것으로 이윽고 평화를 되찾은 밤을 맞이한다. 폰은 그렇게 찾아낸다.

다른 물건의 경우, 다음날 클럽에 들러 확인을 해볼 것이다. 들어와 있으면 찾아내고, 그게 아니면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 여러 카드를 다시 발급받기 위해 은행에 간다. 운전면허증도 재발급이 필요하다. 현금은 생각나지도 않는다. 멤버십카드나 적립카드 따위도 일단은 관심밖이다. 목걸이는 어쩔 수가 없다. 분명히 마음에 들거나 오랫동안 착용한 목걸이겠지만 방법이 없다. 빨리 잊는 수밖엔. 물건들은 잊을 수 있을지 몰라도 자기혐오가 오랫동안 내게 머물 것이다. 나이트클럽에는 다시 가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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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있다. 이 사람이 선택해야 했던 일 중 가장 힘겨웠을 것은 정치를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도무지 정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사람이다. 당쟁이니 정파 싸움이니 하는 것들과 함께 떠올리기 어려웠다. 그런 사람이었다. 어려운 싸움을 계속해왔던 그 사람이 평화롭게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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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몽사의 디즈니 전집을 비롯한 어린이 동화 전집들 출판

-비틀즈 데뷔

-영화 <죽은시인의 사회> 개봉

-서태지와 아이들 데뷔

-록음악잡지 <핫뮤직> 창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이자 어쩌면 가장 위대한 뮤지션인 비틀즈는 동시대 젊은이들은 물론 데뷔 후 60년에 이르도록 소위 "입덕"을 멈추지 않게 한다. 그들로부터 시작된 많은 음악 또는 음악의 장르와 완성도라는 말로만 설명할 수 없는 곡들의 완결성은 물론, 그들의 아이돌로서의 빼어난 자질 또한 해체한지 50년이 넘는 밴드를 숭배하게 만드는 파괴적인 힘이다. 완벽한 음악성과 완벽한 대중성, 팬덤을 미치게 만드는 서사, 외모, 패션에 이르기까지 이들이 대중음악인으로서 갖추지 못한 게 있을까. 혹자가 말하길 비틀즈가 저 유명한 클래식음악가들과 비견될 수 있는 이유는 훌륭한 곡을 100개 이상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과연 그렇다. 나쁘지 않은, 괜찮은, 중간 이상의 곡들이 아니라 출중한 곡을 100개나 리스트업할 수 있는 뮤지션이 비틀즈다. 21세기에 들어선지도 20년이 넘었지만 앞으로도 이들을 숭배하게 되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출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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