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발명, 손재주의 신인 나는 모든 신기술을 관장한다.

일단 올림포스의 신들에게 지금의 스마트폰처럼 음성, 영상 통화가 가능한 칩을 신체에 이식하거나 무선이어폰류의 통신장치를 나누어주어서 홀로그램을 통해 연락이 가능하다는 기능을 보여준다. 인간세상에 전언을 할 때도 이 칩이나 통신장치를 이용할 수 있다. 그리고 신계와 인간계의 모든 장면을 엿볼 수 있는 태블릿pc도 마련되어 있다. 태블릿pc는 크기를 자유자재로 늘이고 줄일 수 있어서 휴대할 때는 작게, 이용할 때는 크게 만들 수 있다. 태블릿의 기능은 올림포스 신들의 위계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예를 들어 제우스가 가지는 태블릿이 다른 것들보다 좋은 성능을 자랑할 것이다. 나는 이런 신기술을 부릴 수 있되, 올림포스 신들에게 부여되는 기능을 개인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 나열한 것은 신의 능력이므로, 아직 인간에게는 소원한 일이다. 

써놓고 보니 헤파이스토스와 약간 겹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그의 영역을 침범할 생각은 없지만, 내 능력이 출중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일을 망설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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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쓸모를 따지는 게 의미가 있는 일일까? 

질문을 아무리 읽어봐도 정확하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데, 기본적으로 관계맺음이나 친밀성, 애착 따위가 계획이란 단어와 엮이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편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장 그대로의 예시가 하나 생각나는데, 바로 소설이자 영화인 <me before you>다. 가슴아프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그린 이 책/영화는 주요 등장인물들, 즉 계획에 연관된 사람들이 전혀 의도하지 않은 친밀함을 형성하고 다정한 관계를 이루며 이윽고, 냉정하게 말하면, 쓸모없는 사랑에 빠지기 때문이다. 떠날 것을 알고 있는 사람과의 사랑은 얼마나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인가. 물론 루이자는 윌의 결정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만 말이다.

말해놓고 보니 많은 "사랑"이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본인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대부분 일이 벌어지고, 그 감정은 감정 자체의 의미를 빼면 그렇게 "쓸모있지" 않다. 사람을 뒤흔들어놓고,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만들고, 시시각각 기분을 변화시키고, 시간과 돈과 노력이 소요된다. 여러모로 소모가 된다. 그럼에도 그것이 당사자들을 기쁘고 즐겁고 뿌듯하고 설레고 충만하게 만들거나/그렇다고 착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랑은 인류에게 대단한 가치로 여겨진다. 그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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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라인 t지하철 역에서 내린다. 계단을 오르거나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개찰구에 카드를 찍고 통과한다. 두리번거려서 3번 출구를 찾는다. 3번 출구로 나가면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꽤 긴 편이므로 에스컬레이터를 추천한다. 손잡이를 꼭 잡고 에스컬레이터로 지상에 닿는다. 역 바깥으로 나온다. 20미터 전방에 횡단보도가 보인다. 횡단보도 앞까지 가서 파란불이 켜지면 횡단보도를 건넌다. 그리고 직선으로 걷는다. 쭉 걷는다. 300여미터를 걸으면 육교가 있다. 육교를 오른다. 육교를 건넌다. 육교를 내린다. 다시 직선으로 걷는다. 아파트단지가 보인다. 고개를 높이 쳐들고 휘둘러 보면 9XX동이 보인다. 안 보이면 보일 때까지 고개를 휘휘 내젓는다. 반드시 보일 테니까. 건물 입구에 다다르면 버튼이 보인다. 2XXX층을 누르고 호출버튼을 누른다. 응답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제대로 약속이 된 상태라면 "응" 소리와 함께 공동 출입구가 자동으로 열릴 것이다. 들어온다. 조금 걸으면 엘리베이터가 눈에 띈다. 오름버튼을 누른다.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거나 또는 올라오면 엘리베이터에 탄다. 2X층을 누른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간다. 2X층에서 내린다. 내려서 왼쪽에 있는 집의 초인종을 누른다. 문이 열릴 것이다. 반가워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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